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콘텐츠에서 디자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디자이너 출신의 기획자를 선호하는 현상도 있다. 특히 페이스북의 경우 콘텐츠에서 디자인은 절대적이다. 타임라인의 수많은 포스트 중에 눈에 띄어야 한다. 평소에 디자인이 괜찮다고 생각하는 기업 페이지를 몇 개 열어서 스크롤해 보면 디자인의 중요성을 체감할 수 있다. 레이아웃이 잘 정리되어 있고 타이포와 워터마크, 소재에 걸맞은 그래픽 기법 등이 안정적으로 느껴진다. 물론 이것이 콘텐츠적인 완성도를 절대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이것은 다른 문제이다).

*해당 원고는 디자이너와 함께 작업하는 온라인 에디터(또는 기획자, AE)를 대상으로 기술했음을 밝힙니다.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설득력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전체적으로 소셜 미디어(페이스북) 중심으로 내용을 풀어나갔습니다. 

 

 

 

디자이너에게 요청하기

 

사실 이 부분에서 우리(편의상 앞으로 ‘기획자’로 표기)의 숙제는 시작한다. “어느 정도까지 디렉션을 줄 것인가?” 물론 대상으로 하는 디자이너의 경력과 실력, 성향을 고려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여기에도 어느 정도 기본적인 사항은 있다. 

 

1. 정확한 리퀘스트 폼을 작성하자

회사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부 폼이 있다면 여기에 맞춰서 활용하는 것이 옳다(없다면 당장 만들자). 필드에는 결과물의 사이즈와 출력 파일의 포맷(PNG, PSD 등)을 명기하는 것은 기본이다. 마감 일시도 반드시 명기하자. 참고할 만한 링크와 파일도 표기해주는 것도 좋다.  

 

2. 리퀘스트 미팅을 진행하자

합이 잘 맞는 디자이너라면 리퀘스트 폼에서 디렉션을 끝낼 수 있지만, 추가로 미팅을 10분이라도 진행하는 것은 중요하다. 여기에서는 기획 배경과 의도 등으로 작업에 관한 이해를 돕고, 디자인 완성물에 관한 ‘뉘앙스’를 전달해야 한다(뉘앙스 부분에 관해서는 아래에서 좀 더 다뤄보도록 하겠다).

 

3. 뉘앙스를 전달하자

우스갯소리로, 디자인 요청사항이 ‘아방가르드하게, 엣지있게’라는 식의 터무니 없는 경우에 디자이너는 황당함을 느낀다. 하지만 이것이 완전히 틀리다고 볼 수 없다. 팬(또는 고객)은 이미지에 관해서 감상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것이 위의 예시처럼 두루뭉술한 것이 아닌, 명확하게 표현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어떤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하는지 말해주어 한다. 색상을 다채롭게 사용해서 밝은 느낌을 강조해주세요, 제품을 강조하고 싶으니 배경을 톤 다운해주세요, 타이포를 크게 해서 메시지를 강조해주세요, 등등 구체적인 뉘앙스를 전달해야 한다. 그러면 디자이너는 이에 해당하는 그래픽 기법으로 표현할 것이다. 이 부분에서 기획자는 충분히 레퍼런스를 주어야 맞다. 평소에도 좋은 디자인, 내 프로젝트에 어울리는 디자인을 스크랩하자. 그리고 너무 디테일하게 디렉션을 주는 것은 피하자. 디자이너를 믿어보자.

 

 

 

디자이너와의 콘셉트 미팅하기

 

지속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제안서나 새로운 프로젝트라면, 콘텐츠 기획 단계에서 디자이너와 충분히 미팅을 하고 생각을 공유해야 한다. 일방적인 디렉션이 되면, 디자이너는 수동적으로 작업을 진행하게 되고, 그만큼 크리에이티브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1. 기획 콘셉트와 디자인 콘셉트를 일치시키자

기획 의도가 잘 살아나지 않으면 디자인은 겉돈다. 때문에 기획 단계에서 디자이너와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 디자이너가 기획의 모든 내용을 알 필요는 없지만, 기획의 배경과 의도에 관해서 충분한 지식을 가져야 한다. 디자이너에게 갑자기 일이 하늘에서 ‘쿵’하고 떨어지는 느낌이 드는 순간, 디자이너는 창작 의욕을 잃을 수 있다. 결과 또한, 기획자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흐르기 십상이다. 

 

2.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 기법을 논의하자

디자이너가 기법에 대해서 의견을 내놓을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이런 콘셉트에 맞춰서 해주세요, 가 아니라. 이런 콘셉트에 어울리는 디자인 기법이 무엇인지 물어봐야 한다. 실사를 사용하는 것이 좋을지, 일러스트를 써야 할지, 오브젝트를 3D화 할지 등을 디자이너 입을 통해서 말하게 하자. 디자이너는 분명히 기획자가 제시한 콘셉트에 어울리는 디자인 기법의 예를 알고 있다(또는 찾아볼 수 있다).

 

3. 오브젝트 범위를 정해주자

디자인 디렉팅할 때, 오브젝트의 범위를 좁혀주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사실 이것은 ‘얼마나 기획이 명확하게 되었나’의 문제이기도 하다. 결국, 기획이 명징하지 않으면, 디자인 디렉팅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당연하고, 디자이너도 오브젝트를 고민하고 찾는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기업 톤앤매너와 제품 속성에 맞는 오브젝트의 범위를 정하고 이 안에서 디자이너가 선택하게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디자이너와 싸우기?

‘싸우기’라고 했지만, 물리적인 충돌을 의미하지 않는다. 다만 그만큼의 치열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싸우기 전에 친해지는 것이 좋겠지만, 친해져도 싸워야 할 것은 그래야 한다. 이번 단락에서는 디자이너의 협업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디자이너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에 관한 기본적인 내용을 다뤄보고자 한다.

 

1. 디자이너는 기획자에게 화가 나 있다

실제로는 고객사의 무리하거나 변덕스러운 요청이 원인이겠지만, 디자이너는 그보다는 기획자에게 화나 있을 가능성이 높다. 디자이너가 정성스럽게 만든 디자인에 수정 사항이 마술 손수건처럼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거나, 말 그대로 ‘다시해주세요’라는 죽음(?)의 메시지가 오게 된 것은 분명 기획자의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기획자는 일을 끝내야 하고, 디자이너 없이는 끝을 볼 수 없다. 이 경우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 자신에게 과오가 있다면 냉정하게 판단하고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수많은 수정과 재작업에 관해 익스큐즈해야 한다. 고객사 욕만 잔뜩 하면서 디자이너에게 정작 어쩔 수 없다는 식은 기획자의 신뢰도를 하락시킬 뿐이다. 

 

2. 성의 없는 디자인을 받았다

기획자가 꼼꼼하게 명시하고 설명한 디자인은 온데간데없고 낯선 결과물이 펼쳐져 있는 상황. ‘이게 더 좋지 않아?’라는 디자이너의 코멘트와 함께, 기획자의 자존심은 무너진다. 당연히 싸워야 한다. 상대가 디자인 실장이 됐든, 과장이건 불합리한 상황에 대해서 명확하게 해야 한다. 그 전에 디자이너에게 확인해보자. 불러서 왜 이렇게 된 것인가? 물어보자. 기획자의 디렉션이 엉망이었다는 피드백을 들었다면, 미리 이야기하지 않은 것에 관해서 부당하다는 메시지를 보내자. 바빠서라는 단순한(?) 핑계라면,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다시 설명하고, 새롭게 디자인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을 다짐받자. 이도 저도 아니고, 안하무인이라면 프로젝트 매니저에게 보고하는 방법밖에 없다. 물론 디자인 리퀘스트가 관계자 모두를 걸어서 메일로 보낸 것이라면 더욱 힘이 실릴 것이다. 대화가 통하지 않는 디자이너라면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방법 밖에 없을 것이다.

 

3. 재요청에 재요청을 해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

사실 이 문제는 커뮤니케이션의 문제가 아니라, 디자이너 역량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는 함께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디자이너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알아내야 한다. 고객사의 디자인 요청 사항에 관해서도 가급적 디자이너가 잘할 수 있는 스타일로 유도하고, 새로운 요구에는 디자이너와 샘플을 찾고 적용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해야 한다. 완벽한 기획자가 없듯, 디자이너도 마찬가지다. 부족하다면, 그 상태에서 발전할 수 있게 동료로서 노력할 밖에는…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것

이 파트는 디자인 업무에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CEO나 시니어가 참고할만한 내용을 정리하도록 하겠다. 물론 디자이너 출신 시니어가 결정권을 가진 기업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1. 컴퓨터는 빠른가

컴퓨터 성능은 디자이너 업무 능률에 절대적이다. 이건 기본적이지만, 자칫 시기를 놓칠 수도 있다. 컴퓨터 성능이 뒤처지지 않는지, 모니터의 해상도는 충분한지, 성능이 부족해서 불필요한 대기 시간이 많은지를 확인해봐야 한다. 디자인 업무 담당은 디자이너(들) 컴퓨터 사양을 정리한 문서 하나는 가지고 있는 것이 맞겠다.

 

2. 디자인 소스는 충분한가

예전같이 디자인 소스를 CD로 구입하는 시대는 끝났다. 일일이 큰 샘플 북을 들여다보면서 찾고, 몇십 권이나 되는 디자인 책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된다. 검색어만 입력하면 소스가 나오고 예제가 나온다. 하지만 모두 비슷한 온라인 서비스를 사용하다 보니, 유사한 이미지가 돌고 도는 것 같기도 하다. 특히 시즈닝한 콘텐츠의 경우, 엇비슷한 이미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이미지를 디자이너가 하나하나 그릴 수도 없을 것이다. 사용하는 온라인 서비스 사용 만료 기간에 맞춰서, 새로운 이미지 서비스 업체를 찾아보는 방법. 아니면, 소재를 가지고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발굴하고 함께 연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어떤 경우 어도비 일러스트로 하나하나 만드는 것보다, 종이를 오리고 색을 칠해서, 또는 한두 가지 오브젝트를 구입해서 사진을 찍는 것이 더 빠르고 효과적일 때도 있으니 말이다. 

 

3. 자극이 있는가

디자인이라는 작업은 혼자만의 싸움이다. 특히 중소규모의 기업에서 디자이너 동료가 많은 것을 기대하기 힘들다. 그래서 자칫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 것도 사실이다. 특히나 1~2명만으로 구성된 디자인 팀에서는 몰려드는 업무로 미래를 위한 디자인적 자극을 받을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없을 수도 있다. 디자이너는 대부분 시간을 사무실 자신의 자리에서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 조금이라도 여유가 생기면, 서점에 보내서 책도 들춰보게 하고, 전시회도 보내주는 것이 좋겠다. 고객사의 커뮤니케이션 자리에도 동행해서 기획자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게 하는 것도 자극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육의 기회다. 새로운 툴을 배우게 하거나, 도전하게 하여 디자인 범위를 넓혀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랜 시간 디자이너와 가깝게 일했다. 인쇄와 태블릿 매거진에서, 사보에서, 웹 콘텐츠에서, 소셜 미디어에서 다양한 디자이너와 작업해왔다. 그렇다고 필자가 디자이너에 관해서 잘 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들과 함께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조금 눈에 들어왔다고 해야 할까. 

여하튼, 기획자에게 디자이너는 필연적인 파트너다. 기획이 시각적으로 구현되기 위해서, 디자이너라는 전문가와 운명의 사슬(?)로 엮인 것이다. 그래서 기획자에게 디자이너라는 날개고 숙제고, 연구 대상이다. 지금 함께하는 디자이너와의 관계가 기획자의 결과물을 크게 결정한다. 배우자를 잘 만나야 잘 산다는 어르신들 말씀처럼, 기획자는 디자이너를 잘 만나야할 것이고, 이것은 디자이너도 마찬가지일 테다.

그래서 이해가 아닌 ‘이해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조금 더 디자이너의 이야기를 듣는 것, 일방적인 디렉션이 아니라, 협의를 거친 디자인 콘셉트 도출이 필요하다. 그리고 일 할 때는 치열하게, 끝나면 술 한 잔 편하게 할 수 있는 관계,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페이스북 기획 단계에서 결정해야 할 디자인 요소 Tip

여러 변수가 있겠다. 디자이너와 기획자의 관계, 고객사의 디자인 방침, 디자인 진행의 회사 프로세스 등. 하지만 기본적으로 기획 단계에서 결정해야 할 디자인 요소는 분명히 있다. 특히 프로젝트의 시작 단계라면 다음과 같은 디자인 요소에 관해서 기획자는 디자이너와 토의, 협의해야 한다.

1. 타이포 구현을 위한 폰트 선택

에디토리얼 디자인이라면 가장 먼저 하는 작업이 제목(중제목, 소제목)과 본문에 들어가는 폰트와 자간 행간을 맞추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온라인 콘텐츠에서는 이러한 작업이 사실상 필요 없다. 다만 디자인에 들어갈 폰트를 결정하는 것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디자인에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결정하는 요소 중에서 폰트는 중요하다. 분위기에 맞는 다양한 폰트를 사용하는 것도 좋겠지만, 특성에 맞춰서(기업, 공감 등의 카테고리에) 폰트를 지정하는 것도 이미지의 통일감과 안정성을 높일 것이다.

2. 서브 컬러 설정

흔히 간과하는 부분이 컬러 설정이다. 기업, 또는 특정 브랜드에는 고유 컬러가 있기 마련이다. 보통은 이것을 메인 컬러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정석이라 하겠다. 하지만 이것은 어떤 경우(제품이 특정 컬러 위주로만 구성돼 있을 때)는 제품 이미지를 상쇄하는 효과를 내기도 한다. 이럴 경우 서브 컬러를 필요로 한다. 콘텐츠 유형에 따라서 서브 컬러를 적용하거나, 메인 컬러와 어울리는 컬러 몇 가지를 주로 사용하는 방법도 좋을 것이다. 

타임라인 속에서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어필하는 방법은 레이아웃에 통일감을 주는 것이다. 워터마크의 크기와 위치, 일관성 있는 타이포 가이드 라인을 설정하자. 여러 가지 상황을 가정해서 워터마크의 색상과 메인 위치, 서브 위치 등을 지정해두는 것이 좋다. 제품 자체에 CI가 노출될 경우 워터마크를 표기하지 않는다거나, 그림의 바탕에 따라 워터마크의 색상을 블랙, 화이트 등으로 변화하는 것을 미리 정해두자. 타이포의 경우 콘텐츠 특성에 따라 다르겠지만, 미리 몇 가지 카테고리를 만들어 두는 것도 좋을 것이다. 폰트 크기도 범위를 제한하는 것이 좋겠다. 또한, 광고를 집행하지 않는 콘텐츠의 이미지 배율(크기)를 지정하는 것도 이미지 통일성과 크리에이티브를 발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에스코토스 디지털 정동근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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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회사이며 디지털 리딩 에이전시인 '에스코토스'의 공식 블로그입니다. 명성 및 위기관리, 디지털 전략과 브랜디드 콘텐츠마케팅과 관련된 정보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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