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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소셜미디어 효과측정과 관련된 지식을 쌓는 과정에서 근본적인 문제를 고민하게 되었다. 소셜분석, 버즈(Buzz) 분석, 빅데이터 분석 등으로 불리는 방법들로 기업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많은 분석가와 마케터, 홍보 담당자는 소셜 공간의 수많은 데이터에서 무엇을 볼 것인가?

분석에 대한 방법론이나 솔루션은 정말 다양해져 기업 입장에서 선택 폭이 넓어졌다. 그러나 어떤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은 기업을 비롯해 분석 솔루션 업체들에게도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항상 듣게 되는 고민은 소셜미디어 분석결과로부터 어떤 전략을 세울 수 있는가이다.

앞으로 소셜리서치(이하 소셜분석, 버즈분석 등의 용어를 소셜리서치로 부르겠다)’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나름의 고민을 풀어놓으려 한다. 이번 포스팅은 소셜리서치로 무엇을 볼 것인가에 대해서 ‘Consumer Insight’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소비자 인사이트(Consumer Insight)‘OOO’를 찾는 것이다

 

‘OOO’ 안에 들어갈 단어는 무엇일까?


소비자가 두 개의 제품 중에 무엇을 고를지 고민하고 있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소비자는 두 개의 제품 중 어느 것이 자신의 욕구를 더 충족시켜줄지 평가할 것이다. ‘소비자는 합리적이다라는 말을 전제로 본다면 소비자는 두 제품을 객관적인 판단 기준을 놓고 평가할 것이다. 그러나 두 제품의 평가결과가 거의 동일하여 선택의 순간에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지 못하게 되었을 때 문제는 발생한다. 특히 사람을 선택해야 하는 일이라면 더욱 합리적인 결정은 어렵게 된다. 합리적인 판단이 어렵게 된 소비자는 왠지 모르게 끌리는 제품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왜일까지름신이 저 제품을 가리키네결심했어! 난 저걸 사야겠어

 

소비자의 이 한마디 속에 우리가 찾는 인사이트가 들어 있다그것은 혹시 지름신?

아니다. 정답은 ’, ‘Why’. 신기한 것은 위에 소비자의 한마디에서 나온 ‘Why’는 소비자도 모르는 ‘Why’란 것이다. 소비자 자신조차 알지 못하는 그 ‘Why’가 바로 우리가 찾는 인사이트이다. 인사이트는 소비자의 무의식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으면서 좀처럼 바깥세상에 나타나려 하지 않는다. 드라마 <왕건>의 궁예가 말하는 관심법이 있다면 모를까.

정리하자면, 소비자 인사이트란 소비자 내면 깊숙이 위치한 심리이다.

 


Consumer Brain을 이해하면 길이 보인다

 

대학 시절 한 강의에서 이러한 말을 들은 적 있다.

 

“Heart는 없다. 단지 Brain만 있을 뿐이다.”

 

이 말은 마음이란 것이 결국 머리에서 비롯된다는 의미이다. 마음이라는 것은 추상적인 것이다. 마음이 있는 곳을 가리킬 때 우리는 흔히 심장으로 손가락을 향한다. 생물학적으로 본다면 사실 심장에 마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심장은 단지 우리 몸 전체에서 혈액을 순환하게 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기관일 뿐이다. 마음이라고 하는 것은 머릿속 뇌에 있는 생각(think) 또는 심리(psychology)’라고 하는 것이 더 정답에 가깝다. Consumer Insight는 그 생각과 심리에 접근해야 얻을 수 있다.


소비자행동에 관한 이론을 살펴보면, 소비자는 기업의 마케팅 자극이나 기타 요인들에 영향을 받고 구매를 하거나 상표 거부 등의 반응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소비자행동 이론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극을 받은 후 소비자가 어떤 과정을 거쳐 반응을 보이는지에 관한 것이다. , 자극과 반응 사이에서 소비자에게 어떤 요인들이 간섭하는가를 알아보는 것이다.


- 참고 자료: 오마츠 타카히로, 우사미 키요시, 하다 히로유키, '인사이트 마케팅', 2008 -


소비자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크게 심리적, 사회적, 개인적, 문화적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소비자 인사이트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조사하기 어려운 부분이 심리적인 요인이다. 소비자의 심리를 파악하기 위한 최적의 방법론은 손에 꼽을 수 있는 정도보다도 못하다. 기업은 많은 전략을 세워 소비자의 심리를 그들이 원하는 방향(구매)으로 움직이려고 하지만 아직까지 소비자의 의식이나 욕구를 제대로 파악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와 같은 문제는 그동안 활용해왔던 조사 방법론들이 소비자의 표층적인 심리를 조사하는 데 그친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만족스러운 마케팅 전략의 열쇠는 소비자의 심층심리에 있다.

 

소비자 심층심리의 끝에는 무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 소비자 스스로도 자각하지 못하는 표면화되지 않은 영역이다.

 

사지 말라고 강요하면 더 사고 싶어진다.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이상하게 그 제품이 끌린다.

구매할 생각은 없었지만, 결국 구매하고 말았다.

 

인생은 많은 선택의 연속이지만 항상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선택을 이끄는 무엇인가가 우리의 무의식 속에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무의식을 알아낼 수 있다면 기업은 막강한 무기가 생기는 것이다.

 


소비자 인사이트, 소셜리서치로 찾을 수 있을까?

 

기존 마케팅리서치 영역에서 조사항목 중 하나는 소비자가 어떤 과정을 거쳐 자사의 브랜드/제품을 이용하고 선호하게 되는지를 알아보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마케터나 연구원들은 의도된 설문이나 F.G.I 등 여러 가지 방법론을 설계하고 실행한다. 그러나 기존 방법들은 모두 의도된 상태에서 조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조사자의 의도가 반영된 응답을 받을 수밖에 없고, 제한된 공간과 상황에서 응답자의 다양한 생각과 의견, 특히 소비자 무의식 속 인사이트를 확보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면 소셜리서치가 해결의 실마리를 줄 수 있을까?

그냥 막연히 생각해보면 소셜리서치는 사람들이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실시간으로 작성한 텍스트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조사방법이기 때문에 기존 방식에 비해 리얼리티를 확보할 수 있고, TPO에 따른 소비자의 기분이나 심리상태를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까지 경험한 바로는 인사이트가 아닌 너무도 뻔하고 진부한 팩트 중심의 결과를 보게 된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면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우선 소셜리서치가 인사이트를 발굴하기 위한 만능도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자. 온갖 만능장치들이 몸 구석구석에 장착된 형사 가제트를 생각해보자. 그가 어떤 장치를 사용하기 위해 항상 외치는 말은 나와라 만능OOO!”이다. 그런데 가제트의 장치들은 상황에 따라 사용되는 것이 다르다. , 실제로 따져보면 하나의 장치가 만능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여러 가지 도구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능력을 발휘할 때 빛을 발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소셜리서치도 소비자 인사이트를 얻기 위한 100% 완벽한 솔루션이 아닌 여러 개 중 하나의 장치이다. 그러나 나는 소셜리서치가 기존의 조사방법론들과 함께 마케팅리서치의 일부분으로써 좋은 도구로 응용될 수 있다고 믿는다. 게다가 다른 조사방식들의 보완재도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도구들로부터 나온 인사이트들과 소셜리서치의 인사이트를 비교 분석해 본다면 공통점 및 차이점을 찾을 수 있고, 차이점이 있다면 그 원인을 추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둘째, 빈도 중심의 정량분석에서 벗어나 의미분석 중심의 정성분석에 초점을 맞추자. 수많은 텍스트에서 소비자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글의 맥락과 의미를 분석하는 것이다. 단순히 온라인에서 수집된 텍스트에서 추출한 키워드의 출현빈도만을 가지고 분석하기엔 한계가 있다. 소셜분석과 관련된 많은 글을 보면 키워드의 출현빈도에 따라 순위를 매기고 상위 키워드를 중심으로 인사이트를 찾으려고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방법은 해석의 오류를 가져올 수 있으며 소비자 인사이트를 얻기엔 역부족이다. 키워드 출현빈도는 의미분석에서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지만 전부는 될 수 없다. 소비자의 심리적 요인에서 비롯되는 진정한 인사이트를 찾기 위해서는 어떤 키워드를 볼 것인지, 키워드와 연관된 단어나 수식어는 무엇인지, 그 단어 간의 관계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가 모두 고려되어 한다. 필요하다면 키워드를 포함하고 있는 원문을 찾아 살펴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데이터수집 단계에서는 어떤 키워드들의 조합을 입력하여 데이터를 수집할 것인지 매우 중요하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어떤 키워드와 연관 어를 볼 것인지, 의미 해석을 위한 기준을 어떻게 세울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흔히 키워드전략이라고 말한다.

 

셋째, 조사설계를 하라. 소셜리서치도 다른 조사방법들과 마찬가지로 조사설계가 필요하다. 특히 소비자 인사이트를 발견하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먼저 조사목적과 필요성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수집대상은 무엇이며 수집범위와 기간은 어디까지로 할 것인가, 수집된 데이터를 어떤 기준을 가지고 분류할 것인가, 어떤 방법론과 프로세스를 사용할 것인가, 조사기간과 예산은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을 정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사전조사 계획까지 구체적으로 세워두는 것이 좋다.

 


여기까지 소셜리서치로 무엇을 볼 것인지에 대해 Consumer Insight를 알아봤다. 앞으로 소셜리서치로 무엇을 분석하고 어떻게 의미 있는 결과들을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서 이야깃거리를 찾아보려고 한다. 아마도 다음 프로세스는 소비자 인사이트를 얻기 위한 기존의 조사방식들을 살펴보고, 소셜리서치의 나아갈 방향이 무엇인지 알아보게 될 것 같다.



에스코토스 컨설팅

선임 연구원 심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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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회사이며 디지털 리딩 에이전시인 '에스코토스'의 공식 블로그입니다. 명성 및 위기관리, 디지털 전략과 브랜디드 콘텐츠마케팅과 관련된 정보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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